Down Under 2

Posted at 2009/09/10 14:16// Posted in on the road




Salvador Dali: Liquid Desire
National Gallery of Victoria, Melbourne, Victoria
September 5th

한시간이나 기차를 타고 벨그레이브까지 나갔는데 갑자기 비가 쏟아져 결국 단데농을 다음날로 기약하고 도로 돌아오는 결단을 내렸다. 겨울비는 계속됐고 무시무시한 추위가 닥쳤고 나는 몸이 좋지 않았다. 실내에서 찬찬히 움직일 방법을 찾다가 국립 미술관의 달리 특별전을 보기로 했다.

플로리다와 피게레스의 달리 미술관에서 공수해온 엄청난 양의 작품들은 하루를 꼬박 투자해도 모자랄만큼 많았다. 예술계의 비범한 천재들에게 미쳤다는 말은 딱히 부정적이라고 볼 순 없지만, 개중 피카소가 곱게 잘 미친 축이라면 달리는 좀 병적으로 미친 축이다. 달리가 가진 비도덕적인 양의 리비도와 반사회적인 망상이 그나마 창작 에너지로 쑫아졌으니 망정이지 까딱했다간 평생 정신병원에서 리튬이나 처방받다가 죽었을 거다. 결정적으로 이 전시 덕분에 달리가 '안달루시아의 개' 제작에 참여했다는, 오래 전 배웠으나 잊고있던 사실을 되새겼다. 한 때 영화학도였음에도 변변히 기억해낼 수 있는 고전이 없는 내가 '안달루시아의 개'를 선명하게 인지하고 있는 이유는 온전히 이 영화를 연출한 고상한 정신병자 루이스 부뉘엘 덕분인데, 알고보니 달리와 부뉘엘은 학교 동창이자 한때의 BFF였다. 역시 미친 것들은 끼리끼리 잘들 노는구나. 이런 표현의 자유를 흔쾌히 받아들일 수 없는 난 역시 예술하면서 밥먹고 살기엔 한참 덜 미쳤다.

전시장을 나오며 달리의 역작이라고 할 수 있는 추파춥스를 사먹으려 했는데 고까짓 막대사탕이 정말 말도 안되는 가격이었다. 캐나다에서 살았던 것이 축복스러울 정도로 호주의 물가는 정말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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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ly comment to Rach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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