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ring Awakening

Posted at 2009/10/03 23:31// Posted in cooool stuff


실제로 내가 체감한 학창시절도 멜키어가 느낀 그것과 같은 비논리의 연속이었다. 교복도 입히지 않고 내 꾸준한 염색도 눈감아줬을 정도로 자유분방하기로는 사대문 안에서 손가락에 꼽힐 정도였던 나의 고등학교조차 특별한 이유도 없으면서 남녀짝꿍을 허용하지 않았다. 왜 스무살이 되기 전에 귀를 뚫으면 안되는지, 학교에 반바지를 입고 가면 왜 안되는지, 왜 대학과 성적과 미래 따위의 고리타분한 것들 때문에 연애를 참아야 하는지, 떨어건 내 성적인데 왜 나보다 남이 더 난리를 치는지, 학교는 나에게 항상 말도 안되는 것들을 요구하면서 왜 나는 학교에게 아무것도 요구할 수 없는지, 왜 도저히 공부하기 싫은 날에도 무조건 학교에 남아있어야 하는지, 아무튼 학교라는 제도권에 대해 그때도 지금도 이해할 수 없는 것들 투성이다. 멜키어의 십구세기에도, 그리고 나의 이십일세기에도 순수를 탄압하는 규율과 무능한 선생들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논리가 존재하는 장소가 학교라는 사실은 전혀 변함이 없단 얘기다.

그러므로 학교의 이름을 더럽히고 부모의 이름에 먹칠을 하고 사회를 부도덕하게 만든 건 모리츠도, 멜키어도, 벤들라도 아닌 그 말을 지껄이는 어른들 자신이다. 똑똑하고 착하고 호기심 많은 아이들에게 파국으로 끝나는 세상의 끝으로 몸소 등을 떠민 것도 어른들이다. 절망에 빠진 이 어린 청춘들에겐 부조리한 것을 부조리하다고 말한 죄, 서로 흐르는 감정에 충실한 죄밖에 없었으니까. 어른이 되는 댓가가 이런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을 짊어지는 것이라면, 난 영원히 어른이 되기 싫었다. 

멜키어 역의 김무열이 드라마 출연으로 시월 사일까지만 공연한다길래 얼른 티켓을 끊어 이층 첫번째 줄을 사수했다. 그는 배우보다 배역이 돋보이는 좋은 마스크를 가졌고, 무엇보다 눈빛과 잔근육을 필요로 하는 아주 섬세한 감정연기가 탁월했다.
그리고 이건 중요한 건데, 너무 잘생겼더라. 파우스트를 읽다가 모리츠를 맞이하는 장면에서 공연 중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입꼬리를 올려 씨익 웃는걸 보고 흡사 아폴론 강림하신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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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ly comment to Rach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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