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의 길

Posted at 2009/12/01 10:56// Posted in life in Seoul



홀수 근속년수마다 돌아오기로 악명높은 직장생활의 슬럼프를 맞이하여
나와 내 동기들을 비롯한 마의 일년차들은 요즘
삶의 즐거움은 말할 것도 없고 인생의 의미 및 이유조차 상실해서는
내가 왜 이러고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근원적인 회의감에 시달리고 있다
 
일년차든 삼년차든 마음이 둥둥 뜬 이들을 위한 비상구는 보통 네가지인데 
눈 딱감고 버텨서 미약한 시작을 창대한 끝으로 이룩하거나
그 놈이 그 놈일 새로운 지옥을 찾아 회사를 옮기거나
다 때려치우고 출근퇴근야근 없는 학교로 도망가거나
그것도 아니면 결혼하고 집에서 된장찌개를 끓인다

실제로 일년차들 중에서 멀쩡한 직장 다니다말고
가방끈을 늘려 큰 사람이 되겠다며 짐싸서 학교로 떠나는 사람들도 있다
내가 볼 때 이건 공부에 거국적인 뜻이 있어서라기 보다는
그냥 생지옥이나 다름없는 무가치한 현실을 견디지 못하고
여기가 아닌 어디라도 여기보단 낫지 않을까 하는 나약한 기대다
학교에서는 혹은 학교갔다 돌아와서는 지금보다 잘 풀리지 않을까 하는데
내가 볼 때 여기서 안 풀리는 놈은 저기서도 안 풀리고 거기서도 안 풀린다

물론 이 비아냥의 기본 전제는 내가 학교로 돌아갈 확률이 낮다는데서 출발한다
나는 기본적으로 집중력과 기억력 및 장기몰입도가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에
엉덩이 붙이고 앉아서 공부하기엔 글러먹은 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젠가 아침에 눈뜨고싶지 않을 정도로 출근하는게 끔찍해지면
대학시절 한참 모지랐던 학식도 채우고 방학도 즐기고 평일 낮에 브런치도 좀 깨작대는
학생의 생활로 돌아가는 것도 그다지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고 가끔 생각해 오다가
어제 KPRCA 세미나에 다녀와서 다시금 깨달았다 
가만히 앉아서 수업듣는 것만큼 괴로운게 없다
오른쪽 귀로 들어온 좋은 말씀들이 왼쪽 귀로 나가는 걸 보니
역시 공부는 아무나 하는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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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2/01 15:03 [Edit/Del] [Reply]
    난 뭔가 새로운거 배워서 내가 이해될때까지 공부하는게 너무 재밌는데 ㅋ!
  2. 2009/12/01 19:58 [Edit/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3. jsk
    2009/12/02 21:53 [Edit/Del] [Reply]
    아씨 나 나졸업좀 시켜줘...
    요즘 수업 째는 재미가 얼마나 쏠쏠한지 ^^^^..

Lovely comment to Rach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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