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에 걸맞는 여자
Posted at 2006/07/20 22:04// Posted in man theory"결혼은 결국 타이밍의 문제겠지?"
메신저에서 만난 유희에게 슬쩍 속내를 털어놓았다.
"그걸 이제 알았니. 나랑 용가리를 봐. 둘이 아무리 사랑하면 뭘 해.
인생의 결정적인 타이밍을 절묘하게 비껴서 만나면,
딱 요 모양 요 꼴이 되는 거야."
그녀의 말에도 일리가 있었다.
태초에 한 몸이었던 잃어버린 반쪽과 천신만고 끝에 조우했다 치자.
그런데 그때 나이가 열다섯 살이거나 마흔아홉 살이라면 어쩔 것인가.
여자에게는 의처증 남편이 있고 남자에게는 부양해야 할 다섯 자식이 있다면?
신의 장난은 종종 짓궂고 잔인하다.
"여러 가지 연때가 맞을 때겠지.
마침 결혼이 하고 싶어지는 순간에 결혼할 만한 조건의 남자가 나타난다든지.
딴 애들 결혼하는 거 보면, 꼭 가장 사랑했던 남자랑 결혼하는 건 아니더라.
연때가 맞는 남자랑 하지."
[달콤한 나의 도시], 정이현
내가 철들고 나서 근 칠년 넘게 항상 해오는 생각이다
결혼할만한 나이에 결혼할만한 남자와 적당히 결혼해서
적당한 관계와 적당한 세월을 유지하며 적당히 살고있는데
갑자기 소울메이트가 나타난다면?
서로가 서로를 알아보고 감정을 주체할 수 없게 된다면?
그럼 옆에 누운 나의 그 적당한 남자는 내 인생에서 어떤 존재가 되는 것이며
나는 나의 적당한 남자에게 그 소울메이트에 대해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인생에서 가장 사랑하는(혹은 사랑했던) 사람과 결혼한 사람들은
정말 그렇게 많지 않은 것일까
그럼 가장 절실했던 그 사랑들을 다 어디에 제쳐두고
사람들은 대체 누구의 곁에서 잠을 청하고 있는 것일까
결혼할 공식적 적령기는 나날이 덮쳐오는데, 이래서 결혼하는게 무섭다
어쩌면 난 결혼에 걸맞는 여자가 아닐 수도 있다
2006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