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북두칠성을 본 적 있습니까

Posted at 2007/05/14 06:42// Posted in laboratory'

새벽 세 시의 스패니시 뱅크는 에레보스의 강처럼 칠흑같이 검은 물이 넘실거렸다. 어둠을 걷어내고 차에서 내려 축축한 백사장에 발을 디뎠는데, 눈 앞에 북두칠성이 나타났어. 일곱 개의 별이 어릴 적 그림책에서만 보아오던 모양을 하고 손을 뻗어 움켜쥐면 잡힐 듯 반짝였지. 나는 스물 네해간 한 번도 북두칠성을 제대로 마주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기억해 내고는 쓸쓸해졌다. 어느새 그 중 제일 선명했던 네번째 별이 내게 고조곤히 다가와 세이렌의 목소리로 노래했다. 너는 눈물이 맺힌 손으로 절벽을 오르는 속상함에 가시를 밟았구나. 사방은 허하고 안개는 자욱하고 적막은 스산한데 머리를 누일 곳이 없어 그저 주저앉는다. 그러나 지금의 무너짐과 먹먹함이 훗날 너를 더 단단하게 만들거야. 은방울새가 호르륵 날고 날이 어둑해지면 찾아올 고단함을 대신해 어깨를 빌려줄게. 손을 내밀어 차가운 피멍울을 보듬어줄게. 불쑥 찾아온 까만 밤의 한 가운데에 서서 나는 별만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처음부터 운명에 적혀있지 아니했는데도 억지로 가져보려던 욕심이 나를 다치게 했던 거라고 별은 속삭였지. 곧 눈동자가 짙고 입매가 믿음직스러운 사람이 길을 이끌어 줄거라고, 그러니 두려워하거나 안타까워하거나 쓰라려하지 말라고, 모든게 조금씩, 나아질 수 있을 거라고도 일러줬다. 나는 까슬한 별의 고리 속에서 얼핏 그의 뒷모습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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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ly comment to Rach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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