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의없는 것들

Posted at 2006/08/14 11:39// Posted in fragments

일본 사람들은 낯선 이들에게도 다들 친절하더라
음식점에서는 종업원이 무릎까지 꿇고 주문을 받더라
작은 실수에도 스미마셍과 아리가또를 남발하더라
이건 사실 어느 정도 맞는 말이다

그러나 한국과의 이런 차이점들에 자학하며 열등감을 가져서는 안된다
일본 특유의 (내가 평소에 잘 쓰는 단어인) 혼네와 다테마에의 문제일 수도 있고
기본적으로 깔린 문화와 정서의 다름이 분명히 존재하는 것일 테니까

오히려 일본에 있으면서 느끼는 열등감은 무릎꿇는 종업원때문에 생겨난 것이 아니다
아주 작은 것들, 이를테면
손님이 안전하게 탑승한 것을 확인한 후에 비로소 출발하는 버스
계산대에 놓여진 고객의 물건에 혹시라도 불량이 있는지 일일이 확인하는 종업원
가볍게 부딪혔을 때 눈웃음으로 목례하는 낯선 이
신호를 먼저 켜고 난 후 침착하게 차선을 바꾸는 자가용
서양을 맹목적으로 따르는 이면에 있는, 전통 문화를 지키려는 엄청난 노력
전철에 빈 자리가 생겨도 뛰어와서 달려들지 않는 아줌마

이것은 사실 문화나 국민성의 차원이 아닌 [교양]의 문제다
사람이 사람을 대하거나 사회에서 살아갈 때 정말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예의들
빨리빨리를 좋아한다고, 혹은 한국인들은 대신 속정이 깊지 않냐는 변명으로
우리가 놓쳐버린- 애써 없애버린 소소한 것들
거창한 것을 바라는게 아니지 않은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신하균이 주연한 새 영화의 제목이 [예의없는 것들]이라 하는데
그동안 실은 우리 모두가 예의없는 것들로 살지는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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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ly comment to Rach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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