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즈쇼

Posted at 2008/09/05 20:15// Posted in preference
"왜요?" "자네도 요즘 젊은이 같구만. 생각도 하기 전에 질문부터 하고 있잖아." "그게 어때서요?" "우선 생각을 하는 게 중요하거든. 그리고 틀리더라도 일단 자기 답을 준비해둬야 하는 거야." "왜요?" 그는 오른손으로 머리를 긁었다. "세상이 그런 젊은이를 좋아하니까. 세상은 질문하는 젊은이를 좋아하지 않아. 자기 대답을 갖고 있는 젊은이를 원하지." "질문을 잘하는 게 중요하다고 배웠는데요." "그럼 그렇게 생각하고 살게." (46p) "우리 아빠를 좋아하진 않지만 아빠가 언젠가 한 말은 참 맞는 말이라고 생각해. 아빠가 그러는 거야. 나이 들어 주변을 돌아보니까 계산 빠르고 실속 잘 챙기던 인간들은 다 별볼일 없는 놈들이 돼 있고 철없는 몽상가들이 큰 인물이 돼 있더라는 거야. 머리 좋은 사람들은 남의 밑에서 굽실거리거나 감옥에 갔고 대신 꿈이 컸던 사람들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더래." 하지만 모든 몽상가가 큰 인물이 된 건 아니지. (269p) _김영하, 퀴즈쇼 정보의 쓰레기인 인터넷에서 내가 가장 보기 싫어하는 뉴스가 몇가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취직이 안되는 청년실업자의 사례를 다루며 백수로 사는게 다 사회 때문이라고 저주하며 끝맺는 기사다. 대체로 인터뷰이는 자신이 절대 눈이 높지 않고 지방대 출신이라는 약점을 빼면 스펙도 화려하지만 오직 사회의 차별이 너무 높아서 취직이 안된다며 학벌이 아닌 실력이 인정받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어요오,하고 한숨을 쉰다. 루저들의 궤변이지. 아니 그럼 학벌은 실력이 아닌가요오? 학벌 좋은 것들은 내내 고생도 안하고 손가락만 빨다가 어물쩡 졸업하는 줄 아시나요오? 학력 인플레가 높아져서 요새는 도나개나 대학가는 걸 넘어 취직 안되면 도나개나 대학원도 가기 때문에 이민수가 왜 고학력 백수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김영하는 이 대책없는 게으름뱅이 이민수를 두둔하며 그를 이지경으로 만든 사회를 에둘러 비판하고 있다. 더 싫은건 민수, 빛나, 옆방녀와 같은 인물이 현실에서 굉장히 많이 존재하며, 무려 내 주변에도 득시글댄다는 점이다. 그 잔인한 리얼리티가 이 책의 미덕일 수도 있고. 아무튼 읽기가 너무 불편했다. 너무 신랄한가? 미안하다. 자유주의와 엘리트주의를 옹호하는 무한경쟁체제 신봉자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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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sk
    2008/09/06 22:40 [Edit/Del] [Reply]
    금요일날 날 지각하게 만들뻔한 그 재밋는 기사 보고 쓴건가
    (지방대) 영문과 (인데) 토익 900, (지방대) 학점 4,
    (경영대 1-2학년애들도 따는) 자격증3종 셋트있는데 무려 "금융계"취직이
    안되셔서 징징되는 그분 기사?....
    • 2008/09/07 22:14 [Edit/Del]
      결론: 청년실업난의 원인은 사회구조가 아니라
      애들이 지 주제를 몰라서다
      해결: 대학생을 1/10으로 줄인다

Lovely comment to Rach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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